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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 & 가이드

Junzzang Keyword 1 - Jazz

Jazz

 

재즈 같은 삶을 살고 싶었다..

안정된 삶..   과연 그런 것이 있을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난 환상이라고 생각한다.

 

철새처럼 때에 따라 특정 직업에 종사하고자 물밀듯이 지원하는 젊은이를 보며

내 생각인지 부모의 생각인지 세상의 생각인지 메트로놈처럼 오락가락하며


과거 무수한 선배들이 경험했을 인생의 희로애락을 붕어빵처럼 똑같이 찍어낼 것을

본인도 이미 알면서도  이 것이 예상되는 삶이고 안정된 삶이니 난 행복해

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사회적 상식이 인정하는 획일화되고 규격화된 안정된 삶은, 또 다시 변화하는 사회적 상식에 의해 순식간에 함몰되어 불안과 두려움의 구렁텅이로 떨어질 수도 있다.

 

안정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다르다.  사람에 따라 다르다.  따라서 그 것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시대는 늘 변화해가고 사람도 변화해가기에 안정의 기준도 움직인다.  따라서 영원한 안정은 없다.


나도 따라서 늘 움직이지 않으면 안된다. 아니 기꺼이 변화의 자유로움을 즐겨야한다.


 

난 그 것을 Jazz 에서 발견한다.

 

 

잘못 끼워진 단추 1


어릴 적부터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보다는 집안의 장남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느끼며 살았다.

정작 내가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20대후반이나 되어서였다.

 

난 원래 음악에 관심이 없었다.


음악을 접하게 된 것도 매우 늦었다.  대학에 들어와서 그것도 본격적으로 하려고 한 것은 군대까지 갔다와서이다.  그보다는 그림그리기를 좋아해 초등학생때 만화책을 달고 살며 때론 내가 스토리를 구상해 만화를 그리기도 했다.  미술에는 탁월한 소질을 보여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때까지 미술대회에 나가면 항상 상을 받고, 반에서 미술시간이면 내가 늘 주인공이 되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초등학생으로 조숙한 편이었던 나는 꼬마삼촌에게 질문을 했다.
(막내삼촌은 나와 8살차이밖에 나지 않아서 비교적 어린 나이에 삼촌이 되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꼬마가
삼촌되었네?   꼬마삼촌!" 하고 불렀던 것이 나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부르게 되었다.  나에겐 삼촌보다는 형같은 존재였다.)

그 때 난 초등학교 2학년이었고 꼬마삼촌은 까까머리 고등학교 1학년 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꼬마삼촌,  난 국민(초등)학교 2학년인데 국민학교 졸업하면 뭐가 돼?"

" 그야 나 같은 중학생되지"

" 그 다음엔?"

" 고등학생"

" 그 다음엔?"

"대학생"

" 그 다음엔?"

"대학졸업하고 취직하지"

" 그 다음엔?"

"그 다음엔.. 여자랑 결혼해서 아기낳지"

" 그 다음엔?"

" 그 다음엔.. 아기가 어른돼고 넌 할아버지 돼지"

" 그 다음엔?"

"그 다음?.... 다음은.." 

기차가 달려가듯이 거침없은 대답을 해주던 꼬마삼촌은  잠시 말을 멈췄다.

마치 앞에 보이는 벼랑끝을 보고 급브레이크를 건 것 같았다.

이윽고  삼촌의 입에서 나온 말은 간단했다.

" 너 죽어"

"죽어?"

그 기차는 결국 벼랑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난 즐거운 시간여행을 하듯 마냥 달려가다가 순식간에 온 세상이 칠흙같은 어둠에 휩싸이듯  무서운 공포를
느꼈다.  

"우앙~"

 난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삼촌도 무척 당황했다.  급히 날 달래려고 했지만 아직 중학생에 불과한 꼬마삼촌의 머리로는 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해야 할 지 몰랐다.

"나 죽기 싫어! 앙앙~"      그 후 몇 시간을 울었는 지 모른다.  내 기억으로는 울음을 그치지 않고 거의 하루종일 울었던 것 같다.   그 어떤 말도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 어떤 말도 내가 죽음의 공포에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손길을 내밀어주지 못했다.

난 아직도  그 공포를 기억한다.    그 때가  내가 처음 죽음과 대면한 순간이다.
 

 

그 날의 쇼크는 그 이후

 

난 왜 태어났을까?

앞으로 난 무엇을 하면 가장 행복할까?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란 질문이 내 조그만 머리속 한구석에 또아리를 틀게 했다.

 

어릴 때부터 뭔가를 창작하는 데 재미를 느끼곤 했던 나는

어렴풋이 내가 만들어낸 창작물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고등학생이 되어 진로를 고민하게 되었다.


당시 문과보다는 이과가 인기가 있었고 나도 그것을 선택했다.

언제나 학교 대표로 미술대회에 출전했던 나는 미술선생님이
강력하게 넌 미대를 가야한다고 볼때마다 말씀하셨지만

전혀 고려조차 하지않았다.  


당시 고등학교 미술교과서에 실린 둘째 할아버지의 작품을

보면서도 나에게 화가로서의 삶이 그다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잘못 끼워진 첫단추 2


내가 중고등학교시절 함께 살던 꼬마삼촌은 당시 건축과 대학생이었다.

삼촌이 작업하는 것을 어깨넘어로 보면서 조금씩 건축에 대해 관심이 높아져갔고
결국 고등학생이 되어서 이과였던 나는 건축이 나의 그림에 대한 소질과 뭔가 나만의 것을 만들고 싶다는
창작욕구가 잘 부합되는
최적의 분야다라는 판단이 서게 되었다.

 

그러나, 나에게 많은 기대를 했던 집안과 친척들은 실로 엄청난 반대를 했다.

건축과는 별 인기도 없고 장래성이 없으니 기계과로 진학하라는 것이었다.  그 때 끝까지 밀어붙였으면

건축과에 진학했을지도 모르지만,  아직 나에게 뚜렷한 확신이 없었던 나는 그 결단으로부터 도망치고 말았다.


그리고 기계과를 다니면서 시작된 방황은 8년이나 되는 기나긴 세월의 대가를 치뤄야했다. 

그 것은 내가 태어난 이후 지금까지 기억하는 한 가장 잘못된 선택이었다.  

 

 

새로운 꿈을 꾸게 하다… Jazz

대학입학 후 창작에 대한 욕구는 표출수단을 찾지못해 폭발직전으로 팽창하고 있었다.  


대학 1학년때 이 열정의 배출욕구는 우연히 음악서클가입을 계기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처음엔 가볍게 시작했지만, 2학년 마친 후 군에 입대했을 때 경험하게 된 밴드생활은 음악을 내 인생의 화두로서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공했다. 

 

그 무렵 알게 된 것이 Jazz 이다. 


Jazz 란 음악이 주는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었다.  당시에는 변변한 Jazz 앨범도 없었고 더우기 공부할 수 있는 Jazz 교본도 일본책 번역한 한 두권정도의 책밖에 없었다.  그 책을 마르고 닳도록 읽고 또 읽으며, 또 당시 종로에 있던 뮤직랜드에서 몇 개 없었던 마일즈데이비스 앨범, GRP 음반들, 그리고 일본퓨젼밴드인 카시오페아의 해적판 등을 들으며 갈증을 해소했다.

자유로운 연주스타일과 세계 온갖 음악을 흡수할 수 있는 포용력, 글로벌한 음악세계는 당시 숨막히게 나를 죄고 있었던 온갖 의무와 굴레로부터 잠시나마 자유롭게 했다.


 

나는 Jazz 를 통해 단지 음악에서의 희열뿐만 아니라 기존의 획일적이고 억압적인 삶의 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강력한 동기를 얻었다

그리고 그 것은 새로운 삶에 대한 동경과 내가 주도하는 자유로운 삶에 대한 도전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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